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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프레임의 네러티브 - 허나래 개인전
Journalist : changjo | Date : 15/06/09 17:44 | view : 952049     
 

< 바깥의 공간 >

허나래展 / HEONARAE / 許나래 / painting 2015_0603 ▶ 2015_0608

가나아트 스페이스 GANA ART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관훈동 119번지)
Tel. +82.2.734.1333 www.ganaartspace.com


글 : 아트빌 art.changjo.com

허나래의 작품들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공간'이다.
그리고 우리 삶의 공간인 듯, 아닌 듯
모호한 공간을 그려내었다.

바로 그 '모호한 공간'이 허나래가 그리고자 한 주제일 것이다.

어디로 부터 왔든,
그것이 중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이것이 우리의 실존이 아닐까?

그렇다면 생각할 것이 많다.
이 그림을 경험하는 사람들이라면 말이다.
그 생각을 묻고 있다. 당신은 어떤 공간에 있는지를,..



허나래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2cm_2015

개 한 마리가 함께 그려져 있다.
길에서 돌아다니는 개이든,
어느 집에서 길들여진 개이든,
개들은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 필요가 없다.
나도, 우리도 그렇게 살 수는 없을까?
적어도 허나래 작가는 그러고 싶지는 않은 듯하다.



허나래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6cm_2015

좌표 평면처럼, 원점이 보이지도,
여기가 1사분면인지, 3사분면인지도 알 수 없는 공간 속에서
그저 '있는' 누군가, 나, 우리가 있을 뿐이다.



허나래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6cm_2015

그런데 누군가 다녀간 흔적은 보이는데,
그 누군가도 안 보인다.
작가는 그 누군가라도 있었다면,
그에 대한 믿음을 보일테세란 말인가?
어쨋든 그 누구도 흔적만으로 알 수 있는 '공간'!



허나래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90.9cm_2015

급기야 그 공간적 안정성마저 흩어져버리는 상황
전에는 어디가 위고, 어디가 아래인지 정도는 파악이 되었는데,
이제는 그 구조도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모랄 헤저드, 이것이 도덕적 회의 구조란 말인가?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를 세상!
아니,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인가?
아니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하는 것이
나쁜 생각이란 말인가?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조차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게 말들어버리고 있는 공간!

작가는 공간적 네러티브를 통해서 실존을 말하고 있다.
아니, 선언하고 있는 것 같다.
얼핏 조용해 보이는 화면에서는
오히려, 어떤 외침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허나래 작가는 그 실존적 절규의 소리를 그렸겠군!!



허나래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9×72.7cm_2015



허나래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5.5×112.1cm_2015



허나래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30cm_2015



아래 내용은 강수미 교수의 허나래 전시회 평론 글이다.
======= 아 래 ========

화면-의식적 공간 구성체


1. 사건의 텅 빔과 소리 없는 공간 무중력의 공간을 상상하면, 우리가 맨 먼저 떠올리는 실질적 느낌은 중력 없음이 아니라 소리 없음과 사건의 전개 없음이 아닐까. 예를 들어 우주 비행사들이 무중력 상태의 우주선 내부를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볼 때, 그 역동적인 장면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어쩐지 무음(無音)과 무시간성이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지각은 우리의 상상력이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비가시적 힘의 운동을 부지불식간에 시간의 정지 혹은 사건의 진공 상태쯤으로 변환해 상상하기 때문이다. 마치 동영상을 보다가 한 순간 정지 버튼을 누르면 시각이미지만 멈추는 것이 아니라, 사운드가 소거되고, '사위(四圍)가 잦아든다'는 표현처럼 주위의 모든 것들이 침묵으로 텅 비워지는 것 같듯이 말이다. 그럴 때 화면은 벙어리가 되고, 이미지는 생경해지며, 사태는 알 수 없는 것이 된다.

● 우리가 허나래의 최근 작품들에서 느끼는 지각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이 작가는 대학을 졸업한 이후 몇 년 동안은 '행복이 가득한 집'이나 '비즈니스 위크' 같은 기성 잡지의 표지 디자인을 차용하고, 그 안에 풍족한 가정의 실내 풍경이나 도시 공간을 변용한 그림을 채워 넣는 식으로 작업했다. 반드시 사회를 풍자하거나 현실을 비판할 목적에서 그린 그림들로는 보이지 않지만, 그 당시 작품들을 보면 어쨌든 메시지가 읽히고 형상들은 사건을 묘사하는 데 종속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허나래가 2014년 하반기부터 해오고 있는 일련의 그림들은 이전과는 상당히 다르다. 그 다름의 핵심이 요컨대 서두에서 말한 것과 같은 지각 경험이다.

● 이를테면 허나래의 최근작에서 감상자가 가장 뚜렷하고 인상적으로 경험하는 느낌은 독특하게도 '소리 없음'이고 '사건의 텅 빔'일 수 있다. 그것이 독특한 이유는 이미 언급했듯이 허나래의 작품은 그림이므로 여하한 경우가 아닌 한 청각이미지가 없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또 그 그림들이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텅 빈 화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의 입장에서는 뭔가 그림의 정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제반 내용이 부재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소리 없음은 진짜로 물리적인 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무음 처리돼서가 아니라 작품의 화면이 그와 같은 상상적 지각을 부추긴다는 의미다. 또 사건의 텅 빔은 말했다시피 그림 속에 묘사된 것이 전혀 없어서가 아니라 그 묘사된 것들이 전체적인 상황이나 맥락으로부터 탈구돼 정지 상태에 처해 있어 보인다는 의미다. 이전의 작품과는 달리, 허나래의 그림은 어떻게 그런 느낌이 가능하게 됐을까?

2. 화면-의식적 공간 구성

● 작품을 보면서 그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100호 크기의 캔버스가 온통 어지러운 선들로 가득 찬 가운데 일견 뜬금없이 화면 왼쪽 중간쯤에는 혀를 내민 개(퍼그) 한 마리가, 오른쪽 하단에는 검은 옷을 입은 갈색머리 소녀가 그려져 있는 그림이 있다. 허나래가 최근 완성한 그림인데, 이 작품은 말 그대로 어지럽게 화면에 얼룩진 선들, 한 마리 개, 한 명의 여자가 그림에서 보이는 것/묘사된 형상의 전부다. 이야기를 상상하는 능력이 좋은 사람은 이 그림을 보면서 어떤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을 풀어놓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감상자에게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화면의 막막한 분위기, 일종의 진공 상태나 무음 상태에 처해 있는 존재와 공간의 질감이다. 굳이 그 선들이 자동차가 급제동을 할 때 도로 위에 남겨지는 스퀴즈 마크를 연상시킨다거나, 그 퍼그가 왜 위험한 도로 위에 있을까, 여자와 개의 관계는 무엇일까, 왜 둘의 시선이 교차하지 않고 화면 바깥을 향해 있을까 같은 호기심을 발동하기에 앞서 우리는 그 그림의 화면을 감각 지각적으로(aesthetic) 경험한다. 아마 작가 허나래는 감상자로 하여금 그런 지각 경험을 유도하기 위해 이와 같은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의도적으로 정황을 유추할만한 공간적 배경을 삭제하고, 화면에 과도할 정도로 선/흔적을 부각시켰으며, 개와 여자의 그림자를 그리지 않고 그 둘의 시선은 물론 거리를 멀찌감치 떨어뜨려 놓아 자신의 그림이 어떤 실제 사건을 묘사한 풍경으로 비춰지거나 허구적 이야기로 읽힐 만한 계기를 근절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뒤집어 말해, 허나래의 그림에서 감상자가 사건은 텅 비어 보이고, 존재와 공간은 무음/무성 상태에 빠진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조건이 그렇게 마련될 수 있었다는 뜻이다.

● 요컨대 앞서 질문에 대한 답으로서 이 작가의 그림에서 독특한 지각 경험이 가능한 것은 작가가 공간을 있는 그대로가 아닌 조형적으로 의도된 공간으로 각색하고, 형상을 서사적 기능 대신 화면 구성(composition)의 요소들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이 요 근래 허나래가 회화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자기만의 방법론이라고 평가하고, 또 거기에 '화면-의식적 공간 구성'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다.

3. 회화의 기초 위에서 구성

● 허나래의 최근 그림들은 거의 모두 「무제(Untitled)」라는 제목을 갖고 있다. 때문에 글로 특정 작품을 지시하기가 꽤 어렵다. 하지만 각 그림들에는 위의 퍼그와 소녀 사례처럼 특징적인 형상이 두세 개 정도 반드시 그려져 있는데, 그 점에서 허나래의 미술은 회화의 평면성(flatness)을 고도로 추구하다가 급기야 '텅 빈 캔버스'에 이른 모더니즘 추상회화(modernist painting)가 아니다. 또 그 형상들이 예컨대 어떤 정경이나 내러티브를 전달하기 위한 삽화적 이미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구상회화(figurative painting)도 아니며, 작가의 주관적 정서가 표출된 상징적 대상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표현주의 회화(expressionism)도 아니다.

● 사실 허나래의 작업은 이런 미술사적 범주와는 큰 상관이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작가의 그림은 대학에서 '회화전공'으로 박사과정까지 수학한 이의 미술답게 좀 전에 언급한 근현대미술 유형, 특히 회화를 둘러싸고 전개돼온 여러 미학적 실천(형식, 태도, 기교 등)이 요소요소에 배어든 양상을 보인다. 그것이 허나래 본인의 창작 의도나 작업을 해오면서 쌓은 학습의 결과인지, 아니면 구체적으로 의식하거나 추진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사이 바탕을 이루게 된 전문적 역량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그녀의 그림들이 내용이 텅 빈 형식주의 추상회화가 아니면서도 감상자로 하여금 무엇인가가 비워져버린 것 같은 공간을 경험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사람이나 배경 공간, 동물이나 흔적, 사물이나 사태가 화면에 일정한 질서로 묘사돼 있음에도 그것이 특정한 이야기나 풍경 혹은 정서적이거나 심리적인 내면의 분출로 읽히지 않는 것 또한 분명하다. 이러한 점에서 허나래의 최근 그림들은 기존 회화의 미학적 규범이라는 기초 위에서 그 규범의 외적/내적 부분들을 애초 맥락과 다르게 비트는 방식의 작업으로 보인다. 동시에 작가가 개별 화면을 특정해 그 안에서 형상들을 의미의 발화보다는 감각 지각적 자극을 위해 배치하고, 공간을 현실적이고 건축 구조적인 면모 대신 가상적이고 조형적인 요소들로 변형하는 '의식적 회화'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이제까지 거의 모든 화가들이 기본적으로 행해왔던 화면 구성 작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화면을 분할하거나 형상을 배치하고 강약을 조절하는 세부적인 점에서는 허나래만의 개인성이 엿보이는 창작이다. 화면이 고요한 가운데 스스로 조직돼 보이도록 만드는 창작법 말이다. ■ 강수미




< 작가 소개 >


허나래 ( Narae, Heo)

e-mail : nr838@naver.com



작가 약력


학력

2006 국민대학교 미술대학 회화전공 졸업
2011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화화전공 졸업


Residency

2009 Coventry University exchange studentship, Coventry, Uk
2012 Satoyama art festival , Japan


개인전

2013 'cafe goghi project :Stare at'전, 카페고희, 서울
2012 'familiar gaze'전, 장천 아트 갤러리, 서울
2010 'Unfamiliar time'전, 국민 아트 갤러리, 서울
2009 'Imagined natural'전, 국민 아트 갤러리, 서울
2006 'Perfect family'전, 국민 아트 갤러리, 서울


그룹전

2013 삼청갤러리 기획전 '감각적 교감'전, 삼청갤러리, 서울
2013 '춘풍 나가사키14'전, 나가사키, 일본
2012 '80-90 감성이미지'전, 성곡 미술관, 서울
2012 '8+9 평화'전, 나가사키 브릭홀, 일본
2012 ' 논플러스 울트라'전,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2010 'bibliotech'전, 상상마당, 서울
2010 'the realism'전, 가가갤러리, 서울
2010 'HDTI building show , Coventry University, Uk
2008 '서교육십'전, 상상마당, 서울
2006 '유쾌'전, 국민아트갤러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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