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전시-뒷담화전
Journalist : artvil | Date : 11/07/04 1:11 | view : 225527
 




지루한 장마가 계속됐던 주말을 보내고 그림을 보러 인사동으로 향했다. 사실 오늘의 목적지는 서촌의 갤러리들이었지만 월요일에 휴관한다는 사실을 알고 인사동으로 발길을 돌린것이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에도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 들어온 인사아트센터에서의 뒷담화전.
우리가 들어가기전 전시회를 관람하고 나오는 수녀님들이 계셨다. 작가들에게 그림이 너무 좋다며 나가는 모습에 우리도 기대를 하며 들어갔다.




종이컵과 종이컵 사이의 가는 실을 통해 뒷담화가 오고 간다.
힘없고 얇은 실이지만 팽팽하게 당겨지면,
뒷담화 하는 너는 내가 되고 나는 네가 된다.-신윤선

작가의 노트처럼 우리가 어릴적 갖고 놀던 종이컵 전화기를 통해 뒷담화하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었다. 남자와 여자가 종이컵을 들고 대화하고 있지만 실이 엉켜있다. 그들의 답답한 모습이 어두운 톤의 그림과 함께 느껴진다.
하지만 작가는 이 그림에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제목을 붙여놓았다. 실이 엉킨것 처럼 대화가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이해하려고 한다는 걸까?










입을 막고 눈을 가리고 귀에 대고 속삭이듯 뒷담화하는 자들로 인해 나는 귀를 막고 웅크려 힘없이 소리 지른다.
나는 뒷담이 이루어지는 행위 묘사를 통해 뒤땅을 까는 사람들의 가벼운 비웃음과 당하는 사람의 몸부림, 그 씁쓸한 간국을 담아낸다.-최경운

수도원의 수도승같은 복장의 사람들이 누군가에 대해 뒷담화하고 있다. 당하는 자는 무기력하게 웅크리고 있다. 하지만 뒷담화 하는 사람들도 귀를 대고 있지만 그리 편안해 보이진 않는다. 심지어 입을 막아버리고 대화의 단절을 부추긴다. 그 옆에 웅크리고 있는 자는 귀를 막고 눈을 감아보지만 그 상처는 그림을 통해 고스란히 느껴진다. 뒷담화하는 자와 뒷담화 당하는 자의 얼굴은 같은 사람인듯 닮아 보인다.










브랜드 가치에 지배당한 소비지향적이고 물질적인 우리네 모습은 내 그림 속 뒷:담화굴레의 시작이요, 그 때문에 겉치레의 껍질을 벗겨내는 작은 때밀이들은 오히려 우리의 과시욕구를 꼬집에 부각시켜 주는 꼴이 였으니...-RuN Mei(이윤미)

신윤선작가와 최경운작가 그림의 무게감을 느끼며 탄식하다가 본 이윤미 작가 그림의 첫 느낌은 가벼웠다. 하지만 멋진 여자들에게 붙어 있는 여럿의 작은 때밀이 아줌마들을 봤을때 그 느낌은 싱그러움으로 바뀌었다.
'때밀러 와요'란 제목도 얼마나 신선한가!! 대중목욕탕을 별로 가보지 않은 나도 아는, 그래 맞아 때밀이 아줌마들은 다 저런 복장이었지 하며 그것을 그림의 모티브로 잡은 작가의 센스에 찬사를 보냈다. 다이어트중인 사람의 찌푸린 얼굴과도, 멋지게 질주하는 여자와도 상관없이 즐거운 표정으로 때를 밀고 있는 때밀이 아줌마들에게 나도 나의 겉치레의 껍질을 맡기고 벗겨내고 싶었다.






이탈리아와 중국에서 공부한 세 사람의 여성작가들은 뒷담화란 제목의 전시회를 통해 각각의 색을 보여주면서도 멋지게 조화를 만들어냈다. 가볍게도 무겁게도 심각하게도 또 재밌게도 표현한 세 작가의 그림을 보는 것은 롤러 코스터를 탄 것 같은 재미를 주었다.
매주 빠지지 않고 전시회를 찾아다니며 그림을 보지만 사실 마음에 드는 그림과 작가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국내의 아트페어는 물론 해외의 아트페어도 참관했지만 좋은 작품을 만나는것, 무엇보다 작가 정신이 살아 있는 작품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면에서 이 작가들의 작가정신이 더욱 보석처럼 느껴졌다. 젊고 재능있는 작가들을 만난 기쁨에 비오는 날도 서촌에서의 허탕도 다 잊혀진 정말 소중한 전시회였다. 그리고 그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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